[권훈의 골프확대경] 46인치 넘는 드라이버 금지…선수들은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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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훈의 골프확대경] 46인치 넘는 드라이버 금지…선수들은 반발

베링 0 1,361 2021.10.13 09:51
남달리 긴 드라이버를 쓰는 미컬슨.
남달리 긴 드라이버를 쓰는 미컬슨.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2022년부터 길이 46인치 이상 드라이버는 공식 대회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전 세계 골프 규칙을 공동으로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R&A는 프로 대회는 물론 아마추어도 공식 대회에서는 드라이버 길이가 46인치를 넘겨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13일(한국시간) 밝혔다.

현행 드라이버 길이 한도 48인치보다 2인치를 줄인 것이다.

USGA와 R&A가 드라이버 길이 제한이라는 칼을 빼 들 것이라는 관측은 일찌감치 나왔다.

두 단체는 한없이 길어지는 선수들의 드라이버 비거리가 골프의 본질을 훼손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장타 억제 쪽으로 정책 방향을 정한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두 단체는 드라이버로 350야드를 때려놓고 웨지로 그린을 공략하는 '봄 앤드 가우지'(bomb and gouge) 방식의 골프에 못마땅하다는 기색을 숨기지 않아 왔다.

이런 장타를 앞세운 골프에 대응하려고 골프 코스 전장을 꾸준히 늘리는 현상은 골프 비용을 높여 골프의 저변을 갉아 먹을 것이라고 두 단체는 생각한다.

USGA가 주관하는 US오픈 대회 코스는 이러다가 8천 야드를 넘길 것이라는 우려까지 낳는다.

USGA와 R&A의 발표가 나오자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즉각 내년 1월1일부터 대회 때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유럽, 일본, 한국 등 주요 프로 골프 투어 역시 따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손해를 볼 선수는 극소수다.

PGA투어에서 46인치가 넘는 드라이버를 쓰는 선수는 필 미컬슨,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 딜런 프리텔리(남아공) 등 몇 명 되지 않는다.

LPGA투어에서는 브룩 헨더슨(캐나다)뿐으로 알려졌다.

46인치가 넘는 긴 드라이버는 비거리 증대 효과가 있다고는 하지만, 다루기가 힘들다 보니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프로 선수들이 선뜻 선택하기 어렵다.

하지만 프로 선수들은 드라이버 길이 제한에 반발했다.

미컬슨은 "하는 짓이 바보면 그게 바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미컬슨은 드라이버 길이를 늘인 덕을 톡톡히 보는 선수다. 그는 지난 5월 PGA챔피언십에 47.5인치 드라이버를 들고나와 최고령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긴 드라이버를 쓴다고 유리할 건 없다"면서 "차라리 팔뚝에 샤프트를 고정하는 퍼트 방식 등 정말로 규제할 게 많다"고 공연한 규제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장타 대신 정교한 아이언샷을 내세우는 콜린 모리카와(미국)마저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장타가 전부가 아니다. 코스가 짧다고 25언더파로 우승하지 못한다. 코스의 난도는 전장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다"라면서 "이런 규제는 아무런 변화를 끌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꼽는 장타자 제이슨 코크랙(미국)은 "내 드라이버 길이는 45인치를 넘어본 적이 없지만, 누구보다 멀리 친다"면서 "긴 드라이버로 똑바로 날린다면 쓰겠지만 긴 드라이버는 똑바로 치기 어렵다"고 드라이버 길이 제한 무용론에 힘을 실었다.

그런데 문제는 드라이버 길이 제한은 비거리 억제 정책의 끝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USGA와 R&A는 드라이버 헤드 크기 제한과 골프볼 성능 제한 등 추가 대책을 만지작거린다는 사실은 이미 비밀이 아니다.

현행 드라이버 헤드 크기 한도 460cc를 줄인다는 복안을 검토 중이고, 볼의 반발력 한도 역시 낮춘다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한편 드라이버 길이 규정은 이른바 레크리에이션(recreation) 골프에는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

친구들끼리 골프를 칠 때는 고반발 헤드를 장착하고 46인치가 넘는 드라이버를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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