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축구교실 꿈나무들 "공만 보면 밖으로 나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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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축구교실 꿈나무들 "공만 보면 밖으로 나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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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 엄마 둔 고로빈, 몽골인 엄마 둔 김민재 군 이구동성

서울시-FC서울 민관 협력사업…10년간 남녀 어린이 2천200명 참여

'FC서울 유소년 축구교실' 참가자 고로빈(왼쪽) 군과 김민재 군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다문화가정 자녀와 함께하는 'FC서울 유소년 축구교실' 지난해 참가자인 고로빈(왼쪽) 군과 김민재 군. 202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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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축구공만 보면 계속 축구를 하고 싶어져요. 공을 갖고 바로 밖으로 나가고 싶어요. 학교에서도 쉬는 시간에 친구들이랑 종종 축구를 하곤 해요."(고로빈 군)

"축구장에 있으면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요. 게임을 하는 것도 좋아하는 데 게임을 할 때만 집에 들어가고 싶거든요. 학교 체육 시간이 주 2회인데 주 3∼4회였으면 좋겠어요."(김민재 군)

서울시가 지난해 민관 협력사업으로 진행한 'FC서울 유소년 축구교실'에 참가한 동갑내기 고로빈(10) 군과 김민재(10) 12일 연합뉴스와 만나 "올해 축구교실에도 참가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FC서울 유소년 축구교실' 참가자 고로빈(가운데) 군과 가족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다문화가정 자녀와 함께하는 'FC서울 유소년 축구교실' 지난해 참가자인 고로빈(가운데) 군과 그의 가족이 10일 서울 용산구의 한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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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고군은 2019년부터 꾸준히 축구교실에 참가했다. 외국인학교에 다니는 그는 축구교실을 통해 이주민·선주민 가정 자녀와도 친하게 지내게 됐다고 한다.

고군은 "지금은 캐나다로 간 친구가 FC서울의 다문화 축구교실을 했는데 너무 재미있고 좋았다고 추천해줘서 참가했다"며 "평소에도 TV나 유튜브에서 축구 영상을 찾아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름마다 가족과 함께 외할머니 등이 사는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을 찾는다. 동네 형들과 자연스럽게 공놀이를 하고, 어른들 틈에서 축구 이야기를 자주 들으면서 축구에 친숙해졌다.

고군은 학교 달리기 시합에서 40명 가운데 5위를 할 정도로 빠른 편이다. 주로 공격수 포지션을 맡는 그는 "드리블할 때 가장 신나는데 다른 친구들을 다 제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의 롤모델은 카타르 월드컵 득점왕인 프랑스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다.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을 이야기하면서는 "프랑스가 패했지만, 후반전은 황홀했다"고 회상했다.

고군의 아버지는 고덕희(42) 씨는 "로빈이는 상대 틈 사이를 파고드는 동적인 상황일 때 집중력을 발휘하는 편"이라며 "동료들이 힘이 떨어질 때 사기를 북돋아 주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한다"고 전했다.

고군은 지난해 11월 밴드 엠씨더맥스의 신곡 '흩어지지 않게' 뮤직비디오에 아역 배우로 참여한 이력도 있다. 아버지 고씨는 "3박 4일간 매일 8시간씩 촬영했는데 축구의 힘인지 근성 있게 해냈다"고 말했다.

'FC서울 유소년 축구교실' 참가자 김민재(왼쪽) 군과 어머니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다문화가정 자녀와 함께하는 'FC서울 유소년 축구교실' 지난해 참가자인 김민재(왼쪽) 군과 그의 어머니가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의 자택 근처 운동장에서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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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아버지와 몽골인 어머니를 둔 김군은 지난해 처음 축구교실에 참가했다. 복싱, 씨름, 태권도 등 여러 운동 경험이 있는 그는 20년간 조기축구팀에 나가는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축구에 흥미를 느꼈다.

어릴 적 5년간 몽골에서 지낸 김군은 외할아버지로부터 팔굽혀펴기 등을 꾸준히 배웠다. 울란바토르에서 8시간 남짓 차로 가야 하는 시골에서 지낸 그때 경험은 체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김군의 어머니 문크자야(한국 이름 문지혜·38) 씨는 "서울시 다문화가족 포털사이트 한울타리에서 참가자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며 "축구교실에서 체계적으로 배우니까 운동 실력이 더 느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군은 "공격이나 수비 등을 전체적으로 경험하고 있는데 공격수와 골키퍼 역할이 가장 재미있다"며 "공을 막아야 하는 상황은 긴장되지만 어려움을 이겨내는 골키퍼가 멋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꿈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나폴리)처럼 멋진 선수가 되는 것이다. 어머니 문씨는 "유튜브에서 늘 축구 관련 영상을 보고, 책을 빌려오면 늘 축구책만 가져온다"고 했다.

김군은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울버햄프턴, 토트넘 등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선호 구단명을 나열하면서 (이탈리아) 나폴리,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독일) 함부르크 등도 언급했다.

10년간 2천200명의 다문화가정 어린이가 거쳐 간 'FC서울 유소년 축구교실'은 지난해 112명(남 99명, 여 13명)이 참가했으며, 올해도 비슷한 규모가 될 전망이다. 남촌재단과 GS칼텍스·GS리테일·GS글로벌이 후원하며, 올해부터는 GS건설도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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